2015년 2월 27일 금요일

[영화 리뷰] 고질라 1998 - 비운의 작품이 된 영화


고질라 2014에 이어 2번째 리뷰를 하고자 합니다.






다음 리뷰할 것은 1998년 개봉작인 고질라로, 고지라 시리즈 팬들에게 큰 지탄을 받고 세계 흥행도 전혀 성공하지 못 한 비운의 작품입니다.


개봉 이전엔 헐리우드에서 드디어 일본의 고지라 시리즈가 리메이크 된다며 예고편에서도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그 내용물은 원작과 관련된 내용이라곤 전혀 없던 완전 다른 작품이였기에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고 합니다.


이번에 리뷰할 내용들은 그 점에 대한 비판이 다소 많거나, 여러모로 개인적인 평가가 많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 다소 스압 주의





<스토리 및 전개, 그리고 개인적인 감상평과 종합 평가>



























우선 영화 초반부 인트로에서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에서 가해진 프랑스의 핵 실험으로 인해 바다 이구아나가 돌연변이가 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보여줍니다.


헌데, 문제는 이 이구아나가 괴수의 왕 고지라로 변한다는 설정이였죠.


원작 고지라 시리즈 설정에선 현재 시대까지 살아남은 백악기의 공룡이 핵폭탄의 방사능에 맞고 돌연변이가 되어 핵 실험에 분노해 인류에게 심판을 내린다는 설정이였는데, 정작 이 영화에선 뜬금없이 바다 이구아나가 돌연변이가 되어 고지라가 된다는 설정이였습니다.



* 이러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본 작품에 나오는 괴수의 디자인을 맡은 패트릭 타토풀로스(Patrick Tatopoulos) 감독은, 제가 지난번 리뷰에서도 썼던 바와 같이 원작 고지라 시리즈의 팬이라고 합니다. 또한 본 작품의 주인공 니코 타토풀로스(Niko Tatopoulos)의 성은 디자인 감독인 타토풀로스의 성에서 따온 겁니다.












그리고 인트로가 끝난 후 초반부에 참치잡이를 하던 일본 어선이 갑자기 바다에서 정체불명의 거대한 바다 생물체의 습격을 받는데, 일본 어부들은 이 습격으로 모두 죽고 오직 어선의 할아버지 혼자만 생존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전형적인 괴수물의 클리셰의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장면에선 체르노빌에 가서 돌연변이 지렁이들을 조사하는 주인공 니코 타토풀로스 박사가 나오지만 별로 중요하진 않으니 스킵하고 병원으로 이송된 유일한 생존자인 일본 어선의 할아버지에게 프랑스의 요원인 장 르노가 무엇을 봤냐고 묻는데...


라이터 불을 켰다고 일본인이 영어를 알아듣는 건 아닐테고 아마 대충 영어 아는 정도라고 치부해야 하나 이거. 








고지라.



그들이 본 것은 바로 고지라라고 합니다.


이 부분도 아는 사람들이 보면 상당히 좀 기분이 언짢을 수 있는데, 자세한 이유는 아래에 서술하겠습니다.



 

 



이후 주인공인 타토풀로스 박사는 중남미로 가서 정체불명의 거대한 발자국을 조사하게 되고, 거대한 발자국은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한 거대한 생물체의 것으로 여겨지며 조사대들에게 큰 의문점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깨알 같이 한국의 동원 아이큐 참치가 나온 것으로 유명한데, 여기에선 여러가지 설이 있는 게 한국의 참치가 일본의 참치보다 가격이 싸서 샀다거나, 아니면 착각해서 잘못 넣었다는 말도 있지만 진실은 저 너머에.







그리고 무대는 당연히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답게 뉴욕시로.


태평양에서 나타난 거대한 생물체가 굳이 미국 동부까지 가야 할 이유가 있나 싶겠냐만은... 너무 세세한 것까지 따지면 재미가 없겠죠.







 



그 다음은 아는 분은 아는대로, 태평양에서 나타나 일본 어선을 침몰시키고 거대한 발자국을 남긴 정체불명의 거대한 생물체가 뉴욕시에 나타나면서 거대한 소동이 벌어집니다.


여기까지 보면 전형적인 재난 괴수물의 구도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초반에 정체불명의 괴수의 습격을 예고 - 괴수의 흔적이 발견됨 - 특정 무대에 괴수가 나타남 등으로 당시의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작 고지라 시리즈 역시 잘 살펴보면 이런 식의 전개가 없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각각 전개나 구도가 달라 일정한 것은 없었지만, 여기까지 보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였어요.





 



그 후가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 그 몸길이 100m에 필적하는 거대한 괴수가 뉴욕 도시 한복판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약 800만 명이 사는 대도시에서 빌딩만한 거대 괴수 한 순간에 사라졌다니? 설마 시민들 중에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건가?


아무튼 뭐 이것도 신비로운 괴수의 왕 고지라의 새로운 해석이였다는 핑계로 어쨌든(?) 사라진 후, 뉴욕시와 정부는 즉시 군대를 동원해 대대적으로 정체불명의 거대 괴수를 찾아나섭니다.


그러다 그 거대한 괴수가 뉴욕시의 지하도 어딘가에 숨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조사를 하는데...










"놈은 도망가는 적이 아니고 단지 그냥 동물일 뿐이예요."




.........................







 




그러니까... 핵 실험에 분노해 인류에게 심판을 내리며 대적 자체가 불가능한 방사능의 존재이자 자연의 신이여야 할 고지라가... 방사능 피폭에 의한 돌연변이 이구아나라는 점만 해도 서러운데 이제는 '단지 그냥 동물'이다?


..............











으음, 죄송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아무튼 이 때부터 고지라라는 존재에 대한 위상이 많이 추락했습니다. 인류가 그 어떤 무기를 동원해도 대적조차 불가능했던 신과도 같은 불가항력의 존재였던 고지라가 본 작품에선 그저 인간들의 눈길을 피해 지하도를 파고 다니면서 생존에 매달리는 '한낱 생물'이 된 겁니다.


분명 새롭게 디자인이 되었으면서도 재해석이 되어야 할 고지라가 뜬금없이 원작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설정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일반 관객들은 이 장면까진 "그냥 그런 괴수 재난물이겠구나", 하고 생각했겠지만 고지라 시리즈의 팬들은 "이게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억지야?"라며 경악했을 지도 모릅니다.


정 이해가 어렵다면, 포켓몬스터의 피카츄가 전기를 일체 쓰지도 못 하고 그냥 생존에만 매달리는 일반 생쥐가 되었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








고작 생선의 냄새를 맡고 생선이나 먹으려고 고양이처럼 나타난 고질라...


방사능으로 인해 자연이 어지럽혀진 것에 분노하여 인류에게 심판을 내리는 그 괴수의 왕 고지라는 어디로 가고 이렇게 생선 먹겠다고 달랑 나타난 공룡이...








무너진 시리즈의 정체성. 대체 영화의 목적이 무엇이냐...


핵 실험으로 분노해 인류에게 천벌을 내리는 거 아니였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뭐냐, 방사능이 노출되면 비주얼만 멋진 공룡이 나타나서 민폐 끼치고 재앙만 주며 생선 먹고 도망친다는 걸 표현하고 싶은 건가? (...)







그 후 군대의 사격이 일어나자 고질라는 군대의 포격이 무서워 도망을 치고, 기껏 쓴다는 공격이 초고압의 가스를 발산해 차를 폭발시키고 그 화염을 뿌리는 것밖에 못 합니다.





 



(해당 이미지들은 1998년 고질라 이후에 일본 토호사에서 만든 밀레니엄 고지라 시리즈 이미지들)



...괴수의 왕 고지라는 방사능의 에너지를 이용해 푸른 방사능 열선을 쓰고, 방사능 열선은 같은 크기의 괴수라도 맞으면 치명상을 입는 무시무시한 위력의 기술입니다.


심지어 원작 고지라 시리즈에서도 고지라는 방사능 열선은 언제나 '평타 기술'로 씁니다. 그에 비해 본 영화에서 나오는 고지라...라고 한 때 불렸던 공룡(...)은 방사능 열선은 끝까지 쓰지도 못 하죠. 비록 초기 컨셉에서는 방사능 빔을 쏘는 이미지가 있었으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현실성을 명목으로 삼아 삭제했다고 합니다.


고지라가 방사능 열선을 쓰지 못 하는 건 피카츄가 전기를 쓰지 못 하는 것과 같고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쏘지 못 하는 것과 같으며 젤다의 전설의 링크가 칼도 없이 맨주먹으로 강적들과 싸우라는 것과 같습니다. (...)


전 어릴 적 이 영화를 그냥 단순하게 재밌게 봤습니다. 그 땐 내용 이해나 그런 건 신경도 안 쓰고 오직 시각적 요소에만 신경을 썼기에 마냥 고질라가 나오는 장면만 들여다 보고 비주얼이 멋있어서 그냥 좋아했어요.


하지만 고지라 시리즈를 알고서 다시 보니, 어째서 고지라 팬들이 분노했는지 그 심정이 이해가 가게 됐습니다.








그 후, 다시 스토리를 필요한 부분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본 작품의 괴수, 고질라는 계속해서 군대를 피해 달아나기만 하며 종족 번식을 위해 알을 200개나 낳고(여타 도마뱀들처럼 많이 낳는다고 함. 거기다 단일종인 자신의 종족을 번식하기 위해 성별은 무성생식.) 마치 쥬라기 공원의 표절스러운 장면처럼 새끼 고질라들이 깨어나 인간들을 습격하지만, 결국 미사일 폭격에 맞아 전부 죽고 맙니다.


그 후, 자신의 새끼들이 죽은 걸 보고 분노한 어미 고질라는 인간들에게 복수하려고 쫓아가다, 뉴욕 브루클린 다리에 몸이 엉켜서 끝내 공격을 피하지 못 하고...










.................................



.................................?!! 




괴수의 왕 고지라여야 할 존재가 고작 미사일 몇 방에 맞고 죽었다고...?


Godzilla Defeated? 킹 기도라나 데스트로이아 같은 강한 괴수가 나타나서 쓰러뜨린 것도 아니고 인간 군대의 미사일 몇 방에 죽어?



...결국 이로 인해, 본 영화는 원작 회사인 토호로부터 엄청난 불만을 사게 되었고, 토호의 고지라 시리즈를 예전부터 미국에 더빙으로 수입해주던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픽쳐스의 이러한 행태에 뒤통수를 맞은 토호는 분노하여 미국 고지라 시리즈 계획을 모두 취소하기에 이르고, 다음 해에 새로 밀레니엄 시리즈를 만들어 "고지라 2000 밀레니엄"을 개봉하게 됩니다. (제목과 달리 개봉 연도는 1999년.)


개봉 당시 전 세계 고지라 팬들에게 큰 지탄까지 받고, 미국에서 고지라 시리즈의 짝퉁을 만들었다며 엄청난 비난 또한 피하지 못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2004년, 토호에선 밀레니엄 시리즈의 최종 작품인 "고지라 파이널 워즈"를 개봉하게 되고, 이 때 미국 고지라 시리즈 판권 회수가 완료되어 이 영화에 나오는 괴수를 "이렇게 약한 괴수는 고지라의 칭호를 받을 자격도 없다"며 Godzilla에서 God을 빼 Zilla(질라)로 개명하게 됩니다. 저번 리뷰에서도 썼었죠.


사실 원래 헐리우드 고질라 시리즈는 2~3부까지 계획이 잡혀 있었고, 당시 계획에선 질라의 새끼인 질라 주니어가 다 자라서 니코 타토풀로스와 만나 다른 거대한 괴수와 싸우면서 "방사능 열선"도 뿜을 예정이였다 합니다.


즉, 이 영화에서 나오는 질라는 그저 차세대 주인공을 낳기 위한 매개체였고, 진짜 활약은 후세대가 할 예정이였다는 얘기죠.


...그러나 팬들이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였습니다.


자연을 상징하면서도 방사능의 공포를 상징하는 절대무적의 괴수의 왕이여야 할 고지라가, 아무리 많은 경의가 담겨 다른 모습으로 디자인이 되었다지만 원작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인 것도 모자라 돌연변이 이구아나라는 설정에 방사능 열선도 못 쏘고 생존에만 매달리다 미사일 몇 방에 죽고 끝나버리다니...


결국 이러한 이유로 인해 질라와 고지라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괴수로 취급되고, 본 작품은 고지라 시리즈에 끼지도 못 하게 되었습니다.


작중 Gojira라고 몇 번씩 말하는 장면도 나오지만, 문제는 아무도 여기서 나오는 괴수를 고지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2004년 개봉한 고지라 파이널 워즈에서 질라는 고지라와 싸우게 되지만, 18초만에 방사능 열선에 맞고 한 방에 폭사하게 됩니다.


이것을 본 외계인의 참모가 분노하며 "역시 참치나 먹어대는 놈은 안 되는구만. 다음!"이라며 질라가 본격적으로 참치로 까이게 되는 대사를 남겼습니다.



비록 제작진들 다수가 고지라 시리즈의 팬들이며 제작사인 트라이스타부터가 고지라 시리즈를 미국에 배급해주던 회사였는데, 정작 감독인 롤랜드 에머리히 혼자 고지라에 대한 경외라곤 눈꼽만큼도 없었고 오직 생존에만 매달리는 거대 공룡으로 인해 벌어지는 그저 그런 오락용 재난 영화를 만든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그 결과, 영화가 만들어진 본국인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미움을 받는 계기가 되었고 원작파괴를 하면 그 결과가 어떤지에 대한 예시가 되며, 나중엔 고지라 시리즈의 명작 "고질라 2014"의 반면교사가 되기까지 하였습니다.


분 노한 토호로 인해 미국 고지라 시리즈 제작이 취소되었지, 영화는 영화대로 망해 제작비도 제대로 못 건졌지, 트라이스타는 신뢰도 잃고 질라는 세계적으로 미움의 대상이 되었지... 단 하나의 실수로 수많은 재앙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영화 자체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 게, 등장인물들은 어색하고 별다른 특징이나 개성도 전혀 없으며, 정작 말도 안 되는 과학적 오류나 옥의 티 등 지적될 문제점들이 많았습니다.


냉 혈인데 비 오는 밤 중에 잘만 돌아다니는 질라나, 미사일 무기가 1, 2개도 아니고 정작 유도 하나 제대로 하지도 못 하며, 강에서 거대 잠수함이 괴수랑 싸우지 않나 100m의 괴수가 갑자기 도시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나 인간용 임신 체크 킷으로 괴수의 임신 여부를 알지 않나...


전문가들에게도 매우 처참한 악평을 얻고, 결국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여 겨우 본전만 간신히 건지고 끝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헐리우드 기준으로 제작비의 2~3배 이상은 되어야 최소한의 흥행으로 치기에, 결국 본전을 건졌다고 보기도 어렵지만요.


그나마 이 영화에서 후세대를 위해 남긴 의미가 있는 일은 반면교사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바로 영화 마지막에 나온 마지막 생존자, 질라 주니어(Zilla Junior)의 존재였습니다.


본래는 영화의 후속작을 암시하는 떡밥이였지만, 결국 후속작 영화 계획이 취소되면서 저예산으로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하게 되었죠.




























개인적인 감상을 여기서 더 적자면...


개인적으로 이 질라 주니어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모든 고지라 시리즈와 고질라 관련을 통틀어 가장 좋아합니다.


어릴 적 KBS에서 고질라 더 시리즈(Godzilla the Series) 애니메이션 더빙을 방영했을 때, 태권도를 포기하면서까지 보려고 애를 썼을 정도로 너무나도 좋아했습니다.


나약하고 별다른 개성도 능력도 없고 방사능으로 인해 이구아나에서 돌연변이가 되어 불안정했던 어미와는 달리, 질라 주니어는 태어나서부터 완벽하게 "질라"라는 존재로서 태어나 이미 흠잡을 데가 없는 강력한 돌연변이 괴수였고, 태어난지 며칠도 안 되자 금세 티라노사우루스만큼 커지고 녹색의 방사능 화염도 쓸 수 있는데다 어미와는 달리 성장기에도 미사일과 대포에 맞고도 죽지 않았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선 영화에서 개성도 특징도 없던 인간 캐릭터들이 하나 같이 개성이 넘치고 활약도 많이 하며, 인간미 있고 자신만의 특징까지 가져서 영화보다도 돋보이는 캐릭터성을 보여줬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에선 소심하고 전혀 활약도 없던 니코 타토풀로스가 용감하고 남자답게 황약을 하는 멋진 주인공으로 변해서 굉장히 호감형이였습니다.


거기다 질라 주니어는 어미와는 달리 인류의 편을 서는 특이한 괴수인 데다, 원작 고지라 시리즈처럼 괴수들과 싸우며 인간을 지키고 군대의 미사일이나 대포엔 흠집조차 안 나는 고지라에 필적하는 내구도에, 막강한 방사능 화염과 대단한 회복력 그리고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만능적인 전투 기술로 원작 팬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너무 느리고 유연하지 못 한 고지라보다는 개인적으로 빠르고 적당히 강하며 성장형으로 강해지고 모든 면에서 만능인 질라 주니어를 더 좋아합니다.


여기까진 지극히 제 개인적인 취향에 대해 드러냈군요.









고질라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선 본 영화에서 죽은 1세대 질라가 타키온(Tachyon) 외계인들에게 시체가 수거되어 사이보그 좀비로 개조되고 다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막내 아들인 질라 주니어와 싸우게 되고, 질라 주니어는 자기를 낳아준 어미와 입양해준 인간 아빠를 두고 갈등하다 끝내 인류를 위해 외계인들을 쳐부수고 어미랑 싸우는 길을 택하게 됩니다. (스포)






제가 워낙 질라 주니어를 좋아하다 보니 조금 주제를 벗어나게 되었지만, 이젠 최종적으로 본 영화에 대한 평가를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작품성을 두고 평가하자면, 그다지 좋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인물들은 인물대로 어색하고, 영화의 옥의 티는 조금 어이가 없을 정도로 티가 나게 보이며 무엇보다도 원작 고지라 시리즈와는 완전 관련도 없이 뻔한 괴수 재난물의 클리셰를 그대로 이은 B급 오락 영화.


그냥 고지라 시리즈를 생각하지 않고 별개의 거대한 괴수 재난물을 생각하고 보면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습니다. 


괴수의 공포를 전혀 제대로 연출하지 못 했다는 점에서 괴수로 인해 생기는 코스믹 호러(Cosmic Horror) 요소도 전혀 찾을 수가 없고, 결과는 그냥 생존에만 매달리는 커다란 괴수 한 마리가 뉴욕에서 깽판을 치다 죽는다는 전형적인 오락 영화였습니다.





아주 좋지는 않지만 아주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영화로 평가를 결론 짓겠습니다.




영화에 대한 최종 평가 점수는 10점 중에 5.0점.




5.0/10





[영화 리뷰] 고질라 2014 리뷰



평상시에도 영화를 즐겨보는 타입인데, 심심하던 차에 좋아하는 영화를 리뷰해보자는 의도로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은 다 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지라 시리즈]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작, 고질라(2014)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괴수물 시리즈인 고지라 시리즈는 1954년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후, 꾸준히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시리즈가 20개 이상 만들어진 유명한 영화입니다.

일본판 원어명으론 원래 "고지라(Gojira - 고릴라와 고래의 일본어인 '쿠지라'의 합성어)"였으나 제작사인 토호(Toho)사에서 신의 위엄을 가진 괴수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영어명으로 "갓질라(Godzilla)"라고 지었고, 다시 말해 Godzilla는 미국에서 부르기만 하는 고지라의 명칭이 아닌 "일본 토호사에서 지은 정식 영어 명칭"입니다.

나중에 고지라는 한국에 오면서 "고질라"라고 불리게 되고, 현재 우리는 고지라보단 "고질라"라고 부르는 명칭이 더 친숙할 겁니다.

괴수물의 장르가 다소 생소한 한국에선 그렇게 잘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만 해도 Godzilla의 팬들이 널렸을 정도이며 오래 전부터 일본의 고지라 시리즈 리메이크를 계획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말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1998년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고질라 1998]. 



우선 이 영화에 대해서 잠시 평가하자면, 원작 회사인 토호로부터 "정식 고지라 시리즈로 인정 받지 못 하는 망작"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원작에 대한 경의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괴리감에 원작 고지라 시리즈와는 하나도 연관이 없는 영화 전개도, 핵으로 인해 만들어진 방사능의 공포를 상징하며 인류의 핵실험에 분노해 천벌을 내리는 신의 위치를 가진 "고지라"와는 달리 그냥 생존에만 매달리며 고작 미사일을 피해서 달아다니다 방사능 열선(Atomic Breath)도 못 쏘지, 그리고 끝내 미사일 몇 방에 죽기까지 한 모습에 전 세계 고지라 팬들이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이 영화가 한 때는 미국판 고지라라고 불리긴 했으나, 2004년 이후 토호가 트라이스타 제작사의 판권을 회수한 후 "이렇게 나약한 짝퉁 괴수에겐 고지라의 이름을 부여할 자격도 없다"며 Godzilla의 God을 빼고 "Zilla(질라)"라고 재명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질라(Zilla)라는 명칭이 저작권이 있는 토호사에서 정식으로 명명한 공식 명칭입니다.
















실제로 1998년 고질라에서 "질라"의 디자인을 맡았던 패트릭 타토풀로스(Patrick Tatopoulos)는 원작 고지라 시리즈의 팬이며, 영화 제작에 참여할 때 질라(당시로선 그냥 고질라)의 디자인을 만들며 최대한 원작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동양과 서양의 차별화를 두고 현대적인 공룡의 모습에 맞게 재해석하여 날렵하게 디자인을 했다고 합니다.


초기 컨셉에선 저렇게 방사능 열선을 발사하는 컨셉이 있었지만, 감독인 롤랜드 에머리히가 멋대로 삭제하는 바람에 문제가 되었죠. 토호 회사에서도 저 디자인을 받고선 "확실히 이건 고지라다. 고지라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라며 기뻐하고 정식으로 승인했다고 하니, 디자인 자체는 정식 승인을 받은 게 맞다고 합니다.


지금도 질라의 디자인만큼은 좋아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고요. 심지어 저 역시 디자인만 두고 보자면 질라의 디자인을 고지라보다 더 좋아합니다.







추후 이 영화에 대해선 따로 리뷰할 예정이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고질라 2014에 대해 탐구해보겠습니다.











<10년만에 돌아온 괴수의 왕. 진정한 헐리우드 고질라의 위엄을 보여준 작품이자 고지라 시리즈 60주년 기념작. 그리고 동시에 전 세계 고지라 시리즈 팬들을 위한 고질라 영화.>



1998년의 고질라가 심각한 원작 파괴와 원작 고지라의 이미지를 망친 주범이 되면서 일본 토호사는 미국의 고지라 시리즈 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밀레니엄 고지라 시리즈"를 만들기에 이르지만, 밀레니엄 시리즈는 2004년 "고지라 파이널 워즈"를 마지막으로 중단하면서 오랫동안 고지라 시리즈는 계획조차 잡히지 않고 잊혀지게 됩니다.


그러다 미국의 레전더리 픽쳐스에선 트라이스타와는 달리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각오로 토호에게 다시 헐리우드 고지라 시리즈 판권 계약을 얻게 되고, 고지라 시리즈의 팬인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을 필두로 삼아 영화를 만들게 됩니다.

개러스 에드워즈는 1998년의 "방사능 돌연변이 이구아나"가 나오는 영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0편이 넘는 일본 고지라 시리즈를 모두 보면서 최고의 고지라 시리즈를 만드려는 각오와 최대한 원작에 대한 경의를 담으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고질라의 디자인부터 일본의 고지라와 비슷한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적이게 강력한 이미지를 보일 수 있는 괴수 타입으로 디자인하여,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됩니다. 고질라의 머리 모양은 핏불 테리어 같은 개과동물의 두개골 형태에서 디자인을 착안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부터 이미 원작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드디어 진짜 미국판 고질라가 나오냐며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상징과 의미>















영화 인트로가 시작될 때 나오는 고대인들의 고대 생물 벽화로, 베헤모스나 레비아탄 등 신화에서 나오는 다양한 괴수들을 통해 고질라는 고대 시대 때부터 고대인들에게 다양한 괴물로 묘사되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헌데 원작 고지라 시리즈에서 나오는 고지라는 핵폭탄으로 인한 방사능에 노출되어 돌연변이가 된 공룡이라는 설정인데, 고질라 2014에선 수백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방사능이 가득할 때 존재했던 고대의 생물로 설정이 바뀌면서 오랜 세월 고대인들에게 목격되며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된 초고대의 존재라는 새로운 상징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화 인트로에선 단순히 비키니 섬에서 벌어진 핵 실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여기엔 상당히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먼저 1954년 비키니 섬 핵실험을 토대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고지라 시리즈의 초대 작품인 1954년 고지라였고, 영화에서의 설정상 비키니 섬에서의 수소폭탄 실험의 연도 역시 1954년입니다.


즉, 비키니 섬 핵실험과 고지라 1954의 오마주와 감독의 경의를 한 번에 담아서 표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1999년, 필리핀에서 발견된 고대 생물의 화석. 저 화석은 또 다른 고질라의 화석으로, 사실 고질라는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던 수많은 개체수를 가진 공룡의 일종이였다고 합니다.


원작 고지라 시리즈에서도 고지라와 후세대 고지라가 간혹 나오긴 했지만, 이렇게 다양한 개체수를 가진 종족이였다는 설정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역시 자연적으로 오랜 옛날부터 존재하던 고대 생물의 군체라는 점을 의미한 새로운 해석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번 작품은 원작 고지라 시리즈에 매우 충실한 작품인만큼 원작 시리즈가 상징하던 "방사능의 공포"에 대해서 중요하게 다룹니다.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의 붕괴는 어쩌면 2011년에 일어난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오마주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너무 많은 해석은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있으므로 가능한 영화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본 작품에서는 원자력 발전소 붕괴 이후 방사능에 노출되어 유령 도시가 된 잔지라 섬을 비롯해 방사능을 먹으며 살아가는 괴수, MUTO(무토)와 핵폭탄 등 방사능에 관련된 경각심 요소가 나와, 원작 시리즈처럼 방사능의 위험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 부분에서 눈썰미가 좋은 팬들은 벌써 무언가를 눈치챘을 겁니다. 주인공인 포드 브로디(애런 테일러 존슨)의 옛날 집에서 발견된 오래된 어항(?)으로, 그 안에선 Mothra라고 써진 걸 볼 수 있습니다.


예, 여기서 아는 분들은 다 아셨을 겁니다.







원작 고지라 시리즈에서 언제나 고지라와 싸우는 역으로 나오는 대표 괴수들 중 하나, 모스라를 의미합니다.


참으로 원작 팬들을 위한 깊은 경의가 담긴 오마주 요소라고 하고 싶습니다.









<영화의 스토리, 그리고 평가>








 






> 스토리 간략 요약

략하게 설명하자면, 1954년 세계적으로 모여서 고질라라는 괴수를 조사하며 연구하던 조직 모나크(Monarch)는 비키니 섬 핵실험 이후 1999년, 필리핀에서 고대 생물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걸로 시작됩니다.



* 어째서 1954년에 고질라에게 핵폭탄을 쓰는 게 결정되었는지, 그 자세한 이유는 그래픽 노블인 고질라 : 어웨이크닝(Godzilla : Awakening)에서 나옵니다.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이후, 방사능을 섭취하려는 괴수들이 지상에 나타나자 고질라가 그들을 해치우기 위해 나타났고 그 후 미국과 소련 등지에서 고질라를 없애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다 결국 1954년 15 메가톤의 수소 폭탄을 쓰게 된 것.


그 중엔 고대 생물들 중 하나인 고질라의 화석을 발견하고, 그 안에선 기생하던 포자들이 다수 발견되었으나 미성숙체의 포자 하나는 휴면기에서 깨어나 일본 잔지라 섬의 발전소를 향하고 그로 인해 발전소가 붕괴되며 방사능이 노출되는 사고가 벌어집니다.


여기까지가 영화 전반부의 이야기고, 15년 후 포드 브로디의 아버지인 조셉 조 브로디(브라이언 크랜스턴)가 일본 잔지라 원전의 사고를 조사하면서 방사능을 섭취하며 살아가는 괴수, 무토(MUTO)의 부활과 함께 영화의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됩니다.


무토가 포자 형태로 있을 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암컷과 음파로 교신을 하였고, 그 교신을 들은 최상위의 포식자이자 생태계의 정점인 고질라가 무토를 쫓아 하와이로 나타나면서 고질라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세간에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차 저차 대충 넘어가서(?) 결국 미국 네바다 핵 폐기물 보관소에서 방사능을 모두 흡수하고 부활한 암컷 무토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수컷 무토와 만나 갈취한 핵폭탄을 받고, 그것으로 알을 부화시키려 하자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천적들을 두고 보지 않는 고질라가 나타나 그들과 싸우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모두 적기는 좀 그러하여 간략하게 쉽게 대충 설명을 넣었는데, 전반적으로 영화를 보다 보면 살짝 지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고질라 2014는 약 70만 관객밖에 동원하지 못 하였고, 흥행이 성공한 미국이나 일본, 중국과는 달리 매우 저조한 흥행 성과를 내고 말았습니다.


해외 흥행 성적 5억 달러 이상으로 [퍼시픽 림]보다도 흥행에 성공한 데다, 미국과 일본, 중국에서도 역시 고질라 2014가 더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유독 한국에서는 관객들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실패하였죠.


그 이유는 아직도 논란이 불분명한데, 먼저 고질라가 도시를 파괴하며 인류와 싸우는 원작 고지라 시리즈와는 달리 고질라가 "자연의 수호신"으로 나와 인간에겐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생태계의 균형을 망가뜨리는 무토들만 해치우고 바다로 돌아간 것이 관객들이 생각한 전개와는 다르게 느껴졌을 지도 모릅니다.


예고편만 봐도 분명 고질라가 적으로 나오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니 무토라는 괴수들이 악역이였고 고질라는 철저히 중립으로 괴수들을 해치우고 오히려 인류와 도시를 구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선 "고질라가 뜬금없이 도시를 구하고 인류의 영웅이 되다니 이상한 전개다." 혹은 "고질라 영화인데 고질라가 너무 안 나온다" 등으로 평가가 깎이기까지 하였습니다.

사실 고질라가 도시를 구하게 된 것은, 그저 자신이 사는 자연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무토들을 해치우기만 한 것일 뿐, 고질라는 인류에게 딱히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런 시도가 저는 좋았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원작 고지라 시리즈 중에 오리지날 시리즈인 "쇼와 시리즈"에선 고지라가 괴수들을 해치우고 인간의 편이 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물론, 이번 작품의 고질라는 그저 철저히 자연의 수호신인 중립의 입장이기에 인간을 위해 싸운 것보단 그저 자신의 안위와 자연 생태계를 위해서 싸웠다고 봐야 하지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화가 가장 평가절하 되는 부분이, 정작 나와야 할 괴수는 얼마 안 나오고 인간들끼리의 지루한 장면들이 나오거나 장면의 흐름을 끊는 것으로 뽑히고 있습니다.

또한 조금 별개라고 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인물들에 대해서도 평가하자면... 딱히 눈에 띄게 돋보이는 개성이나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어색할 것도 없이 그저 평범하게 진지한 인물 구성이라고 봐야겠습니다.

여타 블록 버스터 영화들처럼 캐릭터들 특징이 특출나게 돋보이거나, 그렇다고 망작처럼 아무 개성도 없고 특징도 없는 건 아닌 매우 평범한 축이라고 봅니다.












영화 시작 1시간 쯤이 되어서야 드디어 하와이에서 고질라가 나타나 포효를 하는데, 정작 바로 다음 장면에선 TV에서 고질라와 수컷 무토가 대충 싸우다 말고 무토가 도망쳐 고질라가 뒤를 쫓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러한 장면의 흐름을 끊는 것이 긴장감과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몰입을 방해하게 된 요인이 아니였을까 합니다.


거기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뽑히는 요소 중 하나는, "고질라 영화인데 고질라가 전혀 안 나온다"는 점입니다. (!)



무엇보다도 초반부에서부터 후반부까지 고질라의 모습이 살짝 나온 모습을 모두 다 합쳐도, 상영 시간 123분의 본 영화에서 고질라가 나오는 장면은 총 합쳐봐야 8분 가량밖에 안 됩니다. (?!)



고질라를 보기 위해 극장에 온 관객들은 고질라가 너무 안 나오는 점에 대해서 큰 불평을 갖게 되었을 겁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 역시도 작년 5월 15일, 극장에서 봤을 당시 고질라가 너무 안 나와서 조금 답답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점에 민감한 국내 관객들에겐 결국 차가운 반응과 함께 흥행에 실패하였지만, 해외에선 나름 좋은 평가와 함께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특히나 국내에선 본 작품의 구도, 전개 등을 전혀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아 "괴수가 불을 뿜는 게 유치하다", "괴수끼리 싸우고 인간은 뒷전인 게 싫다" 등 괴수물의 클리셰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은 점도 흥행 실패에 한몫 거들었을 겁니다.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서 평가하자면, 일단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전혀 개그도 없이 매우 진지하고 살짝 무거우며,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괴수들로 인해 인간들이 겪는 재앙에 대해서도 잘 묘사되었습니다.


비록 괴수들의 싸움이 적어 인간들끼리 고민하며 갈등을 겪는 이야기들이 다수지만, 후반부는 참 집중하고 볼 가치가 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괴수의 왕, 고질라다!>















영화에서 관객들이 가장 환호한 장면 중 하나, 고질라의 방사능 열선(Atomic Breath).


1998년 고질라에선 방사능 화염조차도 없이 그저 초고압의 가스를 뿜어 자동차의 폭발과 함께 쓰는 게 고작이였던 질라(Zilla)와는 달리 이번 작의 고질라는 원작에 충실해 푸른 방사능 열선을 뿜습니다.


미국에선 관객들이 일어나 일제히 박수를 쳤을 정도로 명장면이며, 진정한 고질라의 트레이드 마크를 되살리는 매우 의미 깊은 장면입니다.




 



마지막에 암컷 무토를 죽일 때의 방사능 열선. 입 안에다 열선을 쏟아부어 목을 터뜨려 죽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나온 고질라의 포효. 참고로 이 때 뉴스에서 나온 글귀는 "King of the Monsters, Savior of our city? (괴수의 왕, 우리 도시의 구세주인가?)" 












<종합적인 최종 평가>






일단 스토리의 전개부터 말하자면, 살짝 지루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내 거대한 고대의 방사능을 섭취하는 괴수들로 인한 싸움판이라는 전개가 전형적인 괴수 배틀물 같으면서도 고지라 시리즈에 대한 원작 반영 및 경의 표현이 충실한 전개입니다.


또한 장면의 흐름 끊기나 중요한 고질라 등장이 매우 적은 점 등,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고질라라는 존재가 트레이드 마크인 방사능 열선으로 암컷 무토를 해치우는 장면은 실로 팬들 입장에서도 평을 높이 살만 합니다.


이것이 1998년의 망작 영화 고질라와 확연히 다른 차이를 보여줬고, 고질라가 인류의 적이 아닌 철저한 자연의 수호신으로서 중립적인 입장이라는 새로운 해석도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핵폭탄의 방사능 유출로 인한 돌연변이 공룡이라는 설정이 아닌, 고대 시대에서부터 방사능을 섭취하며 살아가던 자연 생태계의 존재라는 점이 고지라 시리즈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재해석으로 이 점 역시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비록 고질라의 등장 장면이 10분도 채 안 되며 얼마 보여준 게 많지 않지만, 고지라 시리즈 60주년 기념작이자 2004년 [고지라 파이널 워즈] 이후로 10년만에 나온 매우 기념적인 작품이며 "진정한 헐리우드 리메이크 고지라 시리즈"라는 타이틀을 받은 작품입니다.

1998 년의 괴작은 고지라 시리즈 팬들, 더 나아가 괴수물 팬들에게 있어서 매우 재앙스러운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크게 악평을 받았으나, 이번 작품은 진정한 괴수의 왕의 이미지를 훌륭히 표현하고 철저하게 고지라 시리즈에 대한 헌정을 한 원작 경의가 깊은 평작, 그 이상입니다.


완전한 명작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저는 고지라 시리즈를 두고 이 영화를 평가하자면 "명작"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영화에 대한 최종 평가 점수는 10점 중에서 8.9점을 줍니다.





8.9/10





추신 : 이 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레전더리 고질라 트릴로지 시리즈가 확정되었으며, 다음 편에서 나올 괴수는 킹 기도라, 모스라, 라돈(로단)이라고 합니다.




* 네이버 블로그에서 주로 활동하며 구글 쪽에서도 리뷰를 시작했습니다.